제목 6.23 엄마월드 입성 작성일 17-07-03 19:53
글쓴이 딸기맘 (211.♡.59.171) 조회수 8,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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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 오월희망 산부인과에서 소중한 딸을 낳았습니다.

 제 딸 자랑을 잠깐 하자면... (엄마가 되니 아무나 붙잡고 우리 아기 자랑을 하고 싶네요.)
제가 건강하게 순산할 수 있었던 건 요 녀석 공이 큽니다. 아가 덕분에 건강하게 임신 기간을 보낼 수 있었고 출산도 정~말 더 이상의 순산이 없다고 느껴질만큼 순.산. 했습니다.

 임신 초기에는 입덧을 심하게 하기도 한다는데 저는 식욕이 좀 떨어지는 정도, 입덧이라 이름붙이기 민망할 정도로 편안하게 보냈습니다. 태아는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랐고 당뇨검사, 기형아검사 등 여러검사에서 이상없이 잘 지내주었습니다. 예정일이 다가오면서 손발이 붓는 게 점점 심해졌지만 산책하고 수영하고 운동을 꾸준히 했더니 오히려 붓기도 덜하고 컨디션도 좋아지더군요.
 
 그렇다고 전~ 혀 걱정없는 임신기간을 보낸 건 아니었습니다. 몇 번의 위기가 있었는데!
임신 7주 즈음에 유산기가 있다고 해서 담당 구인모 원장님께서 유산방지 주사를 권해주셨는데 그 덕분인지 무사히 안정기에 접어들었지요. 게다가 예정일 한 달 남겨두고 잘 지내던 아가가 역아자세로 뒤집어 지는 바람에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아침 저녁으로 고양이 자세, 역아 바로잡는 체조를 하며 '원래대로 어서 돌아오렴'하고 텔레파시(?)를 보냈답니다. 다행히 2주 뒤 정기검진에서는 원래 자세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드디어 6월. 예정일이 다가오자 슬슬 걱정 반, 기대 반인 마음이었지요. 병원 검진 올 때 마다 원장님께서 '순산하실겁니다.엄마 관상보면 알아요. 진행이 빨리 되시겠어요.아기 위치도 좋고 많이 크지 않아요.'하며 응원해주신 덕분에 나도 모르게 '나는 순산한다!'는 게 세뇌(?)되었던 것 같습니다. 수요일에 이슬이 비치고 며칠 내로 진통이 오겠구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출산가방을 다시 한 번 점검했지요.이튿날 소식이 없길래 그 다음 날부터는 계~속 걸어다녔습니다. 아가가 빨리 내려오게 한다고 들은 게 있어서 무거운 몸으로 산책다니고 집 안에서 책 읽으면서도 걸어다니면서 읽었더랍니다. 그 덕분인지 딱 40주 되는 날 오후에 진통이 왔습니다. 처음에는 평소에 배뭉침과 비슷해서 긴가민가 했는데 저녁8시쯤 되니 허리가 아프기 시작해서 이게 말로만 듣던 진진통이구나 했죠. 그리고 초산의 긴긴 진통시간을 고대하며 먹고 있던 저녁을 남김없이 챙겨먹었답니다. 진통이 5-10분 간격이 되면 병원에 가려고(너무 일찍 가면 다시 집에 돌아가라고 한다는 말을 들어놔서...) 진통 간격 체크 앱을 켜고 체크를 하는데..웬걸 5분이었다가 12분이었다가 왔다갔다 하길래 규칙적인 간격이 될 때를 기다리는 사이 11시가 다 되었습니다. 허리가 아프긴 해도 앞으로 베개를 놓고 기대어 있으면 진통을 참을만 했죠. 계속 아픈게 아니라 파도같이 밀려왔다 서서히 멀어지는 느낌이라 이 정도 아파서는 애 낳는게 아니겠구나 했답니다. 남편이 겁이 났는지 기다려도 병원에서 기다리자고 해서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지요. 그 와중에도 진통이 잠시 멀어지면 큰 길까지 후다닥 뛰어가기까지 했어요.

 3층 분만실에 왔더니 간호사가 먼저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확인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진행이 많이 되었다며 얼른 분만 준비를 했습니다. 이 때부터 롤러코스터 타듯이 정신없이 흘러갔네요. 진통도 더 빈번하게 느껴졌고 분만실에 들어가자 마자 무통주사를 맞았는데 진통 간격이 잦아들어 그것마저 타이밍 맞추느라 기다리며 맞았답니다. 너무 늦게 맞아서 말로만 듣던 무통천국 느끼지도 못하고(아가가 내려오면서 나오려는 통증은 무통 맞아도 안된다네요.)바로 힘주기를 해야했지요. 함께 해준 간호사가 어쩜 그리 칭찬도 잘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지 정말 힘이 났습니다. 무통주사 효과가 슬슬 나타나면서 힘주기가 잘 안되자 바로 배를 눌러! 아기 머리가 보이게 도와주셨고 그 이후로 몇 번 더 힘주고 (드림분만 책자에서 명상하는 내용 중에 3~4번만 힘주고 아기를 낳는다는 딱 그 문장처럼.)아기 울음소리를 들었습니다! 마지막 힘주기와 탯줄 자르기는 남편과 함께 했고 아기를 품에 안고 사진도 찍어 주셨네요.

 후다닥 정신없이 (전 아기낳는 게 에버**의 T 익스프레스 타는 기분이었답니다.) 아기를 순산하고 그 이후 블랙홀에 빠져들 듯 하루하루 급격한 변화에 몸을 싣고 엄마월드에 발을 디뎠습니다. 엄마월드에 입성하기까지 도와주신 원장님, 간호사분들, 입원한 사이 아가를 돌봐주신 신생아실 간호사분들~겪어보니 정말 절로 감사의 마음이 듭니다. 이제 시작이고 갈 길이 구만리 같지만 시작을 상큼하게(?)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하며 이 마음 그대로 우리 아가 잘 키울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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